GPT 5.6 이후, 쥬에게 다시 기대하는 것
GPT 5.6이 나왔다. 이번에는 쥬가 갑자기 돈을 잘 벌 것이라는 기대보다, 내가 다시 쥬를 이해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먼저 든다.
잡담
며칠 전 글에서 쥬를 다시 생각해봤다.
쥬를 만든 목적은 돈 버는 기계를 갖는 것이 아니었다.
주식이나 코인을 볼 때 내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혼자 흔들릴 때 한 번 더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내 페르소나를 덧붙인 투자 파트너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쥬를 계속 개발할수록 이상하게 내가 쥬를 이해하기 어려워졌다.
기능은 늘고,
검증은 늘고,
경고도 늘고,
한 문제를 고치면 그 문제를 관리하기 위한 구조가 또 생겼다.
그 상태에서 GPT 5.6이 나왔다.
공식 발표를 읽어보면 코딩과 지식 작업이 더 좋아졌고,
오래 걸리는 복잡한 일을 계속 이어가는 능력도 강조한다.
예전 같았으면 “이제 쥬가 더 좋은 매매 판단을 하겠구나”부터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대하는 지점이 조금 다르다.
더 똑똑한 모델이 쥬에게 필요한 이유는 매수와 매도를 신기하게 맞히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만들어놓고도 복잡해진 이 구조를 다시 읽고,
무엇이 중요한지 구분하고,
쥬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내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데 더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로그 기준 기간
이번 글은 아래 기록을 기준으로 쓴다.
- KST 기준
2026-07-05 10:49이후 - 지금 글을 쓰는
2026-07-11 15:16까지 - 코덱스 작업 기록, HERMES 변경 기록과 설계 문서, 현재 코드 상태를 함께 확인
- GPT 5.6에 관한 내용은 OpenAI 공식 발표를 참고
실제 계좌, 주문 내역, 인증 관련 세부값, 내부 절대주소와 원본 로그는 이번에도 적지 않는다.
블로그에는 무슨 일을 했고 왜 했는지만 남긴다.
지난 글 이후 쥬에서 한 일
지난 글에서는 쥬의 목적을 다시 생각했다면,
그 뒤의 작업은 복잡해진 HERMES를 실제로 정리하는 쪽으로 이어졌다.
먼저 프로젝트 안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을 검사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설정이 제멋대로 늘어나거나,
실행 중인 프로그램들이 서로 다른 정보를 보고 있거나,
모델에게 보내는 내용이 약속된 형태를 벗어나면 그냥 넘어가지 않게 했다.
여러 프로그램을 켜고 끄는 기준도 한곳으로 모았다.
예전에는 실행 상태를 확인하는 코드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같은 프로그램을 두고도 화면마다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있었다.
이제는 어떤 프로그램이 왜 떠 있어야 하는지 공통 목록을 기준으로 보게 만드는 작업이 진행됐다.
코인 거래 쪽은 실제로 왜 판단과 주문이 막히는지 여러 번 추적했다.
단순히 “거래가 없다”에서 끝내지 않고,
시세 자료가 들어오는 단계,
시장 상황을 해석하는 단계,
전략 후보를 모으는 단계,
최종 안전 검사를 통과하는 단계를 나눠서 살폈다.
운영 상태판도 계속 손봤다.
처음에는 경고가 너무 많아서 무엇이 정말 위험한지 알아보기 어려웠다.
최근 검증 기록에서는 수천 개의 테스트를 통과했고,
운영 경고도 마지막 두 종류까지 줄어들었다.
아직 완전한 초록색은 아니지만,
적어도 노란색이 왜 노란색인지 설명할 수 있는 상태에 가까워졌다.
이번에는 모델보다 구조를 먼저 본다
GPT 5.6이 나왔다고 해서 HERMES가 바로 GPT 5.6 시스템이 된 것은 아니다.
현재 코드를 확인해보면 여러 기본 설정에는 아직 gpt-5.5가 남아 있다.
새 모델을 실제 쥬에 붙이려면,
어떤 작업에 어떤 모델을 쓸지 다시 정하고,
기존 결과와 비교하고,
비용과 속도를 확인하고,
안전장치가 그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해야 한다.
이게 오히려 마음에 든다.
새 모델이 나왔다고 모든 판단을 한 번에 넘기는 것보다,
쥬가 하는 일을 나눠보고 필요한 곳부터 옮기는 편이 지금의 목적과 맞다.
복잡한 코드를 읽고 정리하는 일,
긴 작업의 맥락을 놓치지 않는 일,
흩어진 기록을 지식으로 압축하는 일에는 더 강한 지능을 써볼 수 있다.
반면 실제 주문 가능 여부,
최대 손실 제한,
자료가 오래됐을 때 거래를 막는 규칙,
이상 상태에서 멈추는 장치는 모델의 기분에 맡기면 안 된다.
그런 건 여전히 단순하고 확실한 코드가 책임져야 한다.
GPT 5.6에게 기대하는 진짜 일
내가 GPT 5.6에게 가장 기대하는 건 “정답을 더 잘 맞히는 쥬”보다 “상황을 더 잘 이해하는 쥬”다.
HERMES 안에는 시세와 뉴스 같은 외부 자료가 있고,
전략이 남긴 판단 기록이 있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적는 운영 기록이 있고,
쥬가 과거 경험에서 정리한 위키가 있다.
지금까지는 이 자료를 모델에게 많이 보여주면 더 똑똑해질 것이라고 생각한 면이 있었다.
하지만 자료가 많다는 것과 이해가 깊다는 것은 다르다.
너무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넣으면 중요한 사실이 묻히고,
비용과 시간은 늘고,
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 나도 따라가기 어려워진다.
최근에는 이 흐름을 바꾸는 설계를 하고 있다.
원본 기록은 원본대로 보존하고,
쥬 위키가 그 기록에서 의미를 정리하고,
매니저 역할의 쥬는 압축된 지식과 지금 필요한 증거만 읽는다.
지식이 부족하거나 믿기 어려우면 억지로 판단하지 않고 위험을 낮추거나 수리 작업으로 넘긴다.
GPT 5.6의 향상된 지능은 바로 이런 곳에 쓰였으면 한다.
자료를 더 많이 삼키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록 사이의 맥락을 놓치지 않고,
중복과 모순을 찾아내고,
내가 읽을 수 있는 말로 다시 설명하는 데 쓰는 것.
쥬가 더 똑똑해진다는 것
쥬가 더 똑똑해진다는 건 매매 횟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내가 불안해서 자꾸 시장을 확인할 때,
지금 바뀐 사실과 바뀌지 않은 사실을 나눠주는 것.
쥬가 거래하지 않았을 때,
그 이유가 겁이 많아서인지,
자료가 부족해서인지,
전략 조건이 아니었는지,
안전장치가 막았는지 쉽게 설명해주는 것.
시스템이 꼬였을 때도 기능을 하나 더 붙이는 대신,
어디서부터 복잡해졌는지 찾아내고 필요 없는 층을 걷어내는 것.
내 페르소나를 흉내 내는 말투만 갖는 것이 아니라,
내가 투자 앞에서 어떤 때 흔들리는지 기억하고,
그럴 때 더 자극적인 결론이 아니라 차분한 맥락을 돌려주는 것.
이런 쥬라면 모델의 지능 향상이 수익률 숫자보다 먼저 체감될 것 같다.
아직 기대 단계다
물론 새 모델이 나왔다고 꼬인 구조가 저절로 풀리지는 않는다.
오히려 모델이 더 강해지면 더 많은 코드를 더 빠르게 만들 수 있고,
방향을 잘못 잡았을 때 더 큰 복잡성을 더 빠르게 쌓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새 모델에 대한 흥분과 함께,
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계속 확인하는 일이다.
최근 작업에서 쥬의 지식 구조를 다시 나누고,
운영 경고를 줄이고,
실행 프로그램의 기준을 하나로 모으고,
주문 앞의 안전장치를 모델 바깥에 남겨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GPT 5.6은 이 구조를 완성해주는 마법이 아니다.
대신 지금까지 만든 것을 더 긴 호흡으로 읽고,
내가 놓친 연결을 찾고,
복잡한 부분을 다시 단순하게 만들 수 있는 좋은 도구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이번에는 그걸 기대해본다.
쥬에게 바라는 건 수익률 몇 퍼센트를 약속하는 예언자가 아니다.
내가 시장을 볼 때 덜 흔들리도록,
사실과 감정을 나눠주고,
필요할 때 멈추고,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말해주는 존재다.
GPT 5.6 이후의 쥬가 조금 더 그런 모습에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GPT 5.6 이후, 쥬에게 다시 기대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