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덱스 사용일지 - 3개월 공백기 동안 한 일들

코덱스 사용일지 - 3개월 공백기 동안 한 일들

잡담

마지막으로 코덱스 사용일지를 올린 게 2월 19일이었다.

체감상으로는 “아, 며칠 안 썼나?”였는데
달력을 보니까 거의 3개월 반이 지나 있었다.

근데 블로그에 글을 안 올린 거지,
코덱스를 안 쓴 건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다.
이 기간 동안 코덱스는 더 깊게 들어왔다.

예전에는 내가 코덱스에게
“이거 고쳐줘”, “이거 만들어줘”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그냥 작업실 한쪽에 계속 켜져 있는 동료 같은 느낌이다.

내가 생각을 던지면
코덱스가 구조를 잡고,
파일을 뒤지고,
코드를 고치고,
다시 검증하고,
가끔은 내가 놓친 방향까지 먼저 끌고 온다.

한 줄로 말하면,
블로그를 쉰 게 아니라
작업장이 너무 커져서 기록을 못 따라간 느낌이다.

로그 기준 기간

  • KST 기준 2026-02-19 ~ 2026-06-06
  • 확인된 코덱스 세션 메타: 30,692
  • 월별 분포: 2월 307개, 3월 21,161개, 4월 8,294개, 5월 852개, 6월 78
  • 가장 많이 작업한 프로젝트: hermes_v2, runju/blog-site, BoongBoongGo

숫자로 보니까 3월이 좀 웃기다.

3월에만 세션이 2만 개가 넘는다.
내가 무슨 대단한 조직을 굴린 건 아니고,
그만큼 작은 확인, 수정, 재실행, 검토를 계속 반복했다는 뜻이다.

코덱스를 쓰다 보면 한 번에 거창한 걸 만드는 날보다
같은 문제를 열 번, 스무 번 다르게 잡아보는 날이 더 많다.

그런 반복이 쌓이면 어느 순간
“아, 이건 그냥 취미로 대화한 게 아니라 진짜 작업 로그구나” 싶어진다.

제일 많이 한 일: 자산관리 시스템 키우기

가장 많은 시간을 쓴 건 hermes_v2였다.

이건 내가 만들고 있는 자산관리 UI이자,
매매와 리서치를 한 곳에 묶어보려는 개인용 시스템이다.
요즘 내가 부르는 말로는 트레이딩크래프트에 가깝다.

그냥 차트 하나 띄우는 앱이라기보다,
“내가 왜 이 종목을 보고 있는지”,
“어떤 근거로 사고팔 생각을 하는지”,
“실제로 주문까지 이어질 때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남기려는 쪽이다.

이 기간 동안 특히 많이 만진 건 KIS 연동이었다.

KIS는 한국투자증권 API다.
쉽게 말하면 국내 주식 계좌의 잔고, 주문, 체결 같은 정보를
프로그램으로 다룰 수 있게 해주는 통로다.

처음에는 국내 주식 리밸런싱을 조금 편하게 해보자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하다 보니 단순 주문 자동화보다
“판단을 기록하는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코치,
시장 판단,
리서치 파이프라인,
근거 정책,
투자 메모리 같은 것들이 계속 붙었다.

말은 거창한데,
결국 핵심은 이거다.

“AI가 찍어주는 종목을 믿자”가 아니라
“내가 어떤 근거로 판단했는지 잊지 않게 만들자.”

이 차이가 꽤 크다.

사람은 기분 따라 생각이 바뀐다.
어제는 확신했던 종목도 오늘 손실이 나면 갑자기 이상해 보이고,
뉴스 하나만 봐도 처음 세운 기준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코덱스에게 계속 시킨 건
멋진 추천 문장을 쓰는 일이 아니라,
판단의 뼈대를 만들고,
근거 없는 말은 근거 없다고 표시하고,
실행 전에 한 번 더 멈추는 장치를 만드는 일이었다.

코인 쪽도 같이 붙였다

크립토 쪽도 꽤 만졌다.

바이낸스, 업비트, 빗썸 같은 거래소 데이터를 보고,
블록 단위로 진입과 청산을 관리하는 실험을 했다.

여기서도 방향은 비슷했다.

자동으로 막 사고파는 봇을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
전략을 작은 단위로 쪼개고,
각 단위가 어떤 조건에서 움직였는지 남기는 쪽이었다.

코인은 변동성이 크니까
사람이 직접 보면 감정이 먼저 움직이기 쉽다.

그래서 오히려 더 차갑게,
신호와 위험과 실행 조건을 나누는 구조가 필요했다.

그걸 코덱스랑 계속 다듬었다.

블로그도 실험장이었다

두 번째로 많이 만진 건 runju/blog-site였다.

이건 글쓰기 자동화 쪽 프로젝트다.
블로그 글을 그냥 한 번에 써달라고 하는 수준이 아니라,
주제 선정,
초안 생성,
문체 조정,
발행 흐름까지 반복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보는 실험에 가까웠다.

특히 많이 신경 쓴 건 출력 형식이었다.

AI가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쓰려면 결과물이 매번 같은 틀로 나와야 한다.

어떤 글은 제목이 빠지고,
어떤 글은 태그가 이상하고,
어떤 글은 문체가 갑자기 바뀌면
자동화가 아니라 수작업 폭탄이 된다.

그래서 JSON으로만 답하게 만들고,
문체를 일정하게 맞추고,
초안과 발행 상태를 구분하는 식으로 많이 다듬었다.

이 블로그도 사실 그 연장선에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의 방향은 내가 정하고,
코덱스는 그걸 파일로 만들고,
형식을 맞추고,
빌드하고,
배포까지 밀어주는 역할을 한다.

예전 같으면 글 하나 올리려고
로컬 폴더 열고,
날짜 맞추고,
마크다운 만들고,
빌드하고,
깃 푸시하고,
배포 확인하고,
이런 걸 내가 다 손으로 했을 텐데
이제는 대화 한 번으로 대부분 흘러간다.

이게 은근히 크다.

글 쓰는 데 제일 큰 적은
“써야지”가 아니라
“올리는 과정 귀찮다”일 때가 많으니까.

게임 프로젝트도 건드렸다

5월에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튀었다.

BoongBoongGo라는 Unity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를 만졌다.

Unity는 게임을 만드는 도구고,
BoongBoongGo는 내가 잡아본 픽셀아트 모바일 게임이다.
대충 붕어빵 가게를 키우고,
손님과 이벤트와 성장을 굴리는 쪽의 감성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기서 코덱스는 코딩만 한 게 아니다.

게임의 핵심 루프,
일주일 단위 진행,
보상 구조,
픽셀아트 파이프라인,
테스트 기준,
출시 버전 목표 같은 걸 문서로 정리하는 데 많이 썼다.

이게 재미있었던 지점은,
코덱스가 꼭 서버나 자동화 코드에만 어울리는 도구가 아니라는 거였다.

게임처럼 감각적인 프로젝트에서도
“그래서 이 게임의 재미는 어디서 나오는데?”,
“처음 5분에 유저가 뭘 해야 하는데?”,
“v1에서는 어디까지 만들고 어디부터 버릴 건데?”
같은 질문을 계속 던지게 만들 수 있었다.

혼자 만들면 자꾸 욕심이 커진다.
이것도 넣고 싶고,
저것도 넣고 싶고,
결국 아무것도 끝나지 않는다.

코덱스랑 작업하면 적어도
“이번 버전에서 중요한 것”과
“나중으로 미뤄도 되는 것”을 문서로 붙잡아둘 수 있다.

3개월 동안 달라진 사용법

이번 공백기를 지나면서 제일 크게 달라진 건
코덱스를 쓰는 자세였다.

예전에는 답변을 받는 도구였다.
지금은 작업 흐름을 굴리는 도구에 가깝다.

예전에는 한 파일을 고치고 끝났다면,
지금은 대충 이런 식이다.

먼저 로그를 보고,
관련 파일을 찾고,
이전 결정과 충돌하는지 확인하고,
코드를 고치고,
테스트하거나 빌드하고,
결과를 다시 읽고,
필요하면 한 번 더 고친다.

사람으로 치면
한 명의 천재를 고용한 느낌이라기보다,
작은 작업팀을 내 책상 위에 올려둔 느낌에 더 가깝다.

물론 아직 귀찮은 점도 많다.

내가 의도를 흐리게 말하면
코덱스도 흐리게 움직인다.

내가 기준을 안 주면
그럴듯하지만 쓸모없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오히려 나도 더 또렷하게 말하게 된다.

“이건 왜 하는 건지”,
“성공 기준은 뭔지”,
“지금 만들 것과 버릴 것은 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코덱스는 그냥 코딩 도구가 아니라
생각 정리 도구이기도 하다.

오늘 결론

3개월 동안 글을 안 올렸는데,
그 사이에 코덱스 사용량은 더 커졌다.

자산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주식과 코인 리서치 흐름을 정리하고,
블로그 자동화를 손보고,
게임 프로젝트까지 문서화했다.

하나하나 보면 별개의 작업인데,
묶어서 보면 방향은 하나다.

내가 반복해서 하는 일을
조금 더 구조화하고,
기록하고,
다시 꺼내 쓸 수 있게 만드는 것.

이게 요즘 내가 코덱스로 하고 있는 일이다.

한 줄 요약:
블로그는 3개월 쉬었지만,
코덱스랑 노는 방식은 그 사이에 훨씬 진지해졌다.

코덱스 사용일지 - 3개월 공백기 동안 한 일들

https://poul.kr/2026/06/06/20260606-codex-log-after-3-months/

Author

PouL

Posted on

2026-06-06

Updated on

202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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